쿠커비투릴 기반 초분자 화학과 분자인식
김기문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축은 쿠커비투릴(cucurbituril)을 중심으로 한 초분자 화학과 정밀한 분자인식이다. 연구실은 물속에서도 강하고 선택적인 비공유결합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는 거대고리 분자를 이용해, 특정 이온·유기분자·생체분자를 선택적으로 포집하고 방출하는 원리를 탐구해 왔다. 특히 쿠커비투릴 동족체와 유도체의 합성, 구조적 특성 규명, 결합 친화도 분석을 통해 초분자 호스트-게스트 화학의 기본 원리를 확장해 왔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 연구는 단순한 결합 현상 관찰에 머무르지 않고, 전하이동 복합체 형성, 가역적 캡슐화, 표면 자기조립 단분자막, 슈도로택산 및 폴리로택산 형성 등 복합적인 초분자 조립체 설계로 이어진다. 연구실의 논문과 학술발표 기록에서는 쿠커비투릴 내부에서의 선택적 포접, 전기화학적 자극에 따른 결합 조절, 초고친화성 인공 결합쌍 개발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이는 분자인식의 정밀도와 동역학 제어를 동시에 추구하는 연구 방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생체분자 고정화, 분리, 감지, 촉매, 약물 운반 등 다양한 응용의 기반이 된다. 특히 쿠커비투릴 기반 초고친화성 결합쌍을 활용한 단백질 검출 키트, 바이오어피니티 기술, 분자센서 개발은 연구실의 기초화학이 실제 응용으로 연결되는 대표 사례다. 비오틴-아비딘계를 대체할 수준의 강한 인공 분자인식 시스템을 추구함으로써, 기존 생화학적 인식 플랫폼보다 더 단순하고 안정적이며 설계 자유도가 높은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연구는 수용액 환경에서 작동하는 정밀 분자인식 플랫폼, 생체친화형 초분자 소재, 고선택성 진단 및 분석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금속-유기 골격체와 다공성 초분자 재료
연구실의 또 다른 핵심 분야는 금속-유기 골격체(MOF)와 금속-유기 케이지를 포함한 다공성 초분자 재료의 설계 및 응용이다. 김기문 교수의 대표 논문과 저서에는 금속-유기 골격체의 구조 설계, 키랄 다공성 물질, 대공간성 케이지 분자, 분리와 촉매를 위한 기능성 기공 재료가 꾸준히 나타난다. 이는 초분자 화학의 원리를 확장하여, 분자 수준의 인식과 자기조립을 거시적 기능을 갖는 다공성 재료로 구현하려는 연구 철학을 반영한다. 특히 연구실은 키랄 MOF를 이용한 엔안티오선택적 분리와 비대칭 불균일 촉매 분야에서 선도적 성과를 보여 왔다. Nature 및 Chemical Reviews에 발표된 연구들에서 볼 수 있듯이,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의 정교한 조합을 통해 입체선택성을 갖는 기공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거울상 이성질체 분리나 비대칭 촉매 반응을 수행하는 전략을 발전시켰다.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큰 내부공간을 갖는 기능성 금속-유기 케이지 개발, 안정성이 향상된 MOF 구조 설계, 클릭반응을 통한 계면 및 결정 구조 제어 등 보다 고도화된 재료 설계가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다공성 재료 연구는 가스 저장·분리, 이온 교환, 분자 흡착, 촉매, 센서 기술 등으로 직접 연결된다. 연구실의 학회 발표 기록에서도 아세틸렌 저장, 수소 흡착, 온도 유도 게이트 개방, 인공 이온 수송체, 분자체 기능 등 응용 범위가 매우 넓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결정 구조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화학적 선택성·구조 안정성·기능 통합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차세대 기능성 재료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분자기계, 자극응답성 시스템 및 바이오응용
김기문 연구실은 초분자 결합의 가역성과 동역학을 활용해 분자기계와 자극응답성 시스템을 구현하는 연구도 활발히 수행해 왔다. 출판물인 "From Non-Covalent Assemblies to Molecular Machines"와 다수의 학술발표에서 확인되듯이, 로택산·슈도로택산·분자 스위치·분자 목걸이와 같은 상호맞물림 구조를 설계하고, 전기화학적·광화학적 자극에 따라 접힘-펼침, 포집-방출, 결합-해리 거동을 제어하는 연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비공유결합 기반 조립체가 정적인 구조를 넘어 동적으로 작동하는 기능 단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연구실은 하이드로겔, 고분자 초박막, 중공 나노캡슐, 자극응답성 나노입자 등 기능성 소프트 소재 개발로 연구 범위를 확장했다. 표면 개질된 고분자 중공 나노캡슐, 투과성 제어 나노캡슐, 레독스 반응에 따라 약물을 방출하는 시스템, 표면에서의 비공유결합 기반 고정화 기술 등은 초분자 화학을 실제 작동하는 소재 시스템으로 구현한 예다. 이러한 기술은 분자 수준의 상호작용을 나노구조체의 거동과 연결해, 약물전달·센서·바이오인터페이스 설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이오응용 측면에서도 연구실은 단백질 검출, 단분자 수준의 번역 후 변형 분석, 세포 표적 전달, 생체분자 고정화 등 고감도 생명과학 도구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쿠커비투릴 기반 인공결합쌍을 활용한 단백질 분석 기술은 기존 항체나 생체 유래 결합쌍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 주제는 화학적 자기조립, 동적 분자운동, 기능성 나노소재, 생체분석을 하나로 연결하는 융합 연구 영역이며, 미래의 스마트 진단·정밀 전달·분자수준 제어기술의 기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