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공학 기반 분자면역학 및 치료용 항체 개발
권명희 연구실의 핵심 축은 분자면역학을 바탕으로 한 항체공학 연구이다. 특히 단일사슬항체(scFv), 단일도메인 항체, 촉매항체와 같이 구조적으로 정밀 설계가 가능한 항체 플랫폼을 활용하여 질병 관련 표적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거나 기능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연구실은 항체의 결합 특이성, 세포 내 침투성, 안정성, 생물학적 활성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두며, 단순한 결합 분자를 넘어 치료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성 항체 개발을 추구한다. 이 연구는 항체 라이브러리 구축, 리보솜 디스플레이 및 효모 표면 발현 기반 선별, 결합부위 최적화, 친화도 성숙화와 같은 분자공학적 기법을 폭넓게 포함한다. 연구실의 발표와 논문에서는 TRAIL 수용체를 표적하는 인간 scFv 항체, death receptor 작용 항체, 항-DNA 단일도메인 항체의 인간화 및 기능 개량 등 다양한 사례가 확인된다. 이러한 접근은 암세포 선택성, 세포독성 최소화, 비정형 세포사멸 유도와 같은 생물학적 효과를 정밀하게 구현하는 데 유리하며,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 개발의 기반 기술로서 의미가 크다. 향후 이 연구 주제는 치료용 항체의 차세대 설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항체의 세포 내 전달 능력과 핵산 분해 기능, 또는 특정 수용체 활성 조절 기능을 결합하면 기존 항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규 치료 전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감염질환, 종양, 면역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수 있어, 연구실의 분자면역학 역량을 대표하는 중심 연구 분야로 볼 수 있다.
암세포 사멸 기전과 자가포식 기반 항암 연구
이 연구실은 암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조절하는 분자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항암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특히 TRAIL 수용체, JAK2/STAT3 신호전달, 활성산소종(ROS), IL6 분비, 자가포식(autophagy)과 같은 경로에 주목하여 암세포가 스트레스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하거나 죽음에 이르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이는 기존의 세포자멸사 중심 항암 연구를 넘어, 비세포자멸사성 세포사멸과 자가포식성 세포사멸의 치료적 활용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대표 논문들에서는 TRAIL 민감성과 내성을 모두 보이는 암세포에서 TR2 표적 인간 scFv 항체가 자가포식성 세포사멸을 유도함을 보여주었고, 기아 유도 자가포식 과정에서 ROS에 의해 활성화된 STAT3가 IL6 발현을 촉진하여 암세포 생존에 기여함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자가포식이 항상 종양 억제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생존 촉진 또는 세포사멸 유도에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실은 이러한 이중성을 활용해 암세포에 불리한 방향으로 신호를 재설계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 연구는 난치성 암이나 기존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종양에 대해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수용체 작용 항체와 세포사멸 신호 조절 전략을 결합하면, 정상세포 독성을 줄이면서 암세포 선택성을 높이는 방향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자가포식, 염증성 사이토카인, 세포 스트레스 반응을 통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암 미세환경까지 고려한 정밀 항암치료로 확장될 수 있다.
핵산 분해 항체와 유전자 침묵 및 항바이러스 응용
권명희 연구실의 또 다른 대표 주제는 핵산을 인식하고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항체를 활용한 유전자 조절 및 항바이러스 기술이다. 특히 3D8 계열의 핵산분해 단일도메인 항체는 세포 내로 침투한 뒤 특정 서열의 mRNA나 외래 유래 핵산을 분해할 수 있어, 기존 RNA 간섭 기술과 차별화되는 독창적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는 항체를 단순한 항원 결합 분자가 아니라 세포 내 기능성 효소와 유사한 작용을 수행하는 치료 도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련 논문에서는 세포 침투성과 염기서열 선택성을 동시에 갖는 핵산가수분해 항체를 설계하여 표적 mRNA를 감소시키고, Her2 과발현 유방암 세포에서 단백질 발현 저하와 세포사멸을 유도한 바 있다. 또한 학회 발표와 특허, 연구과제를 보면 인플루엔자, 돼지열병 바이러스, 동물세포 감염 바이러스 등에 대해 바이러스 유전체 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전략을 발전시켜 왔으며, 실제로 세포독성을 낮추면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종자전염 바이러스 현장진단키트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는 항체 기반 기술을 진단 분야로 확장한 사례다. 이러한 연구는 치료와 진단을 동시에 아우르는 플랫폼 가치가 높다. 치료 측면에서는 약물 저항성 암, 바이러스 감염, 동물 질환 등에서 표적 핵산을 직접 조절하는 새로운 생물의약 전략을 제공할 수 있고, 진단 측면에서는 저비용·현장형 바이러스 탐지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서열 특이성 향상, 전달 효율 개선, 오프타깃 최소화 기술이 결합되면 정밀의학과 정밀방역 분야에서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