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명주보월빙> 연작의 캐릭터 설정 양상을 통해, 국문장편소설 서사 확장 원리의 한 면모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명주보월빙> 연작은 약 1,500여 명이 넘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방대한 서사 세계를 구현하고 있으며, 삼대록과 양문록의 복합적인 형태로 서사의 종적 횡적 확대 양상이 모두 나타나며, 후대의 작품으로 기존 국문장편소설의 관습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작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국문장편소설의 대표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국문장편소설의 서사 확장 원리는 주로 사건 중심의 확장에 초점이 있었다. 그에 비해 캐릭터를 통한 서사 확장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고, 다만 ‘유형적 캐릭터의 반복 제시’로 범박하게 논의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유형적’으로 묶여 있는 캐릭터들 간의 내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원리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사건의 구조적 반복 속에서도 각기 다른 서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캐릭터 간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캐릭터 간의 차이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짝패 설정에 주목하였고, 이를 ‘분할형 짝패’, ‘모방형 짝패’, ‘전환형 짝패’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분할형 짝패 캐릭터는 둘 이상의 캐릭터로 표현되지만, 통합적 의미를 형성하여 궁극적으로는 한 캐릭터로 통합해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모방형 짝패 캐릭터는 자손세대 캐릭터를 설정할 때 부모세대 캐릭터의 기질, 성격, 습성 등에서 일부분을 모방하여 압축하거나 분배하는 등 변주를 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전환형 짝패 캐릭터는 환생이나 변신, 개과천선과 같은 장치를 통해 동일 캐릭터를 다르게 활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짝패 캐릭터 설정은 차별적인 캐릭터의 대조를 통해 유사한 서사라도 그 양상이 달라지게 하면서 서사의 확장을 꾀한다. 그러면서도 전·후편의 연계성을 확보한다. 또한, 짝패 캐릭터 설정은 또 다른 후속편을 위한 확장성을 만드는 장치로 기능하기도 한다. 즉, 짝패 캐릭터 설정을 통한 차별화 전략은 연작형 국문장편소설의 서사 확장 원리의 한 면모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