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마을 공동체의 역사사회학
이 연구 주제는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마을의 형성과 변동, 그리고 지역사회 내부의 공동체 질서를 역사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연구실의 저술 목록에는 외암마을, 원산도, 초록리, 한천리, 향한리, 동서·상중리, 불이마을, 독배마을, 병사마을, 합덕마을 등 개별 마을을 심층적으로 다룬 사례연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특정 지역의 생활세계와 사회조직을 장기적 시간축에서 추적하려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단순한 향토기록을 넘어 마을의 경제 기반, 친족관계, 의례, 직업 분화, 지역 정체성,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점이 이 연구의 특징이다. 연구 방법론 측면에서는 현지조사, 구술자료, 사진자료, 지역 문헌, 사회사적 기록의 교차 검증을 통해 마을을 하나의 살아 있는 사회적 단위로 복원한다. 특히 구술과 사진으로 지역의 문화사를 읽어내는 방식, 어촌·농촌·읍치마을·종족마을·민속마을 등 서로 다른 유형의 마을을 비교하는 방식은 공동체의 공통 구조와 특수한 역사적 조건을 동시에 드러내는 데 유효하다. 이를 통해 연구실은 마을을 정태적인 전통 공간이 아니라, 근대화·도시화·관광화·환경 변화와 맞물려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사회적 장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지역 소멸, 공동체 해체, 생활문화 보존, 주민 참여형 지역정책 같은 현대적 과제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마을의 사회적 자본과 협력 구조를 이해하면 지역 재생과 문화유산 활용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주민 삶의 질 변화와 공동체 회복 가능성을 보다 정교하게 진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한국 사회의 지역적 다양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전통과 변화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사회학의 공공적 역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종족·문중·계 조직의 구조와 변동
이 연구 주제는 한국 전통사회의 핵심 사회조직인 종족, 문중, 계를 중심으로 집단의 형성 원리와 역사적 변화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연구실의 주요 저술과 발표에는 종족마을의 전통과 변화, 조선시대 계의 구조적 특성과 변동, 차별과 연대, 조선후기 계의 성행과 발전, 문중의 형성과 변동, 17세기 호서지방 문중의 형성 과정 등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친족 기반 집단이 단순한 혈연 공동체가 아니라 경제적 협력, 사회적 위계, 의례 실천, 지위 재생산, 지역 권력 형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복합 조직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연구실은 전통사회 조직을 분석할 때 사회구조와 행위, 규범과 실천, 제도와 문화의 상호작용을 함께 다룬다. 계는 친목과 상호부조의 모임이면서도 자원의 재분배 장치였고, 문중과 종족은 조상의 권위와 혈연 규범을 매개로 사회적 연대와 배제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이러한 조직은 조선 후기의 신분 질서, 농촌 경제, 향촌 지배, 의례 체계와 깊게 얽혀 있었으며, 근대 전환기에는 국가 제도, 시장경제, 교육 확대와 맞물려 그 기능과 의미가 새롭게 조정되었다. 연구실은 이 과정을 통해 전통사회가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유동적 질서였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의 학문적 가치는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 연고주의, 지역 네트워크, 가족주의 같은 현대적 현상들의 역사적 뿌리를 해명하는 데 있다. 또한 공동체 내부의 연대 메커니즘뿐 아니라 차별과 위계의 재생산 방식까지 함께 검토함으로써, 전통조직의 양면성을 균형 있게 이해하게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조직문화와 사회적 신뢰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토대를 제공하며, 동아시아 비교사회 연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사적 자산을 축적한다.
지식 변동과 학문체계의 사회사
이 연구 주제는 사회학 지식의 형성, 대학 제도의 변화, 학문체계 재편, 그리고 지식정책의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연구실의 저술인 『지식 변동의 사회사』와 관련 학술발표들, 예를 들어 일본과 중국의 대학개혁, 일제하 경성제국대학의 사회학 교육, 한국사회이론의 과제, 신지식인론과 BK21을 둘러싼 지식정책 논의 등은 지식을 단순한 관념의 산물이 아니라 제도와 권력, 국가 전략, 국제 교류가 결합한 사회적 산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학문은 독립된 영역이 아니라 사회 변화와 함께 재구성되는 제도적 실천의 장이라는 관점이 이 연구를 관통한다. 연구실은 특정 시대의 학문 담론만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 조직과 연구자 집단, 국가 정책, 국제 학술 네트워크 간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이를 통해 사회학이 어떤 교육제도 속에서 정착했는지, 식민지기와 해방 이후, 그리고 세계화 시기마다 지식 생산의 기준과 정당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파악한다. 또한 동아시아 차원의 문명 비교와 자본주의 정신에 대한 관심은 지식 변동 연구를 단일 국가 내부의 문제를 넘어 문명사적·비교사회학적 맥락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오늘날 대학 개혁, 학문 간 융합, 연구평가 체계, 지역대학의 역할, 공공지식의 생산 같은 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지식은 누가, 어떤 제도 속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생산하는가라는 질문은 현대 학술정책의 핵심이며, 연구실의 역사사회학적 접근은 이러한 질문에 장기적 시야를 부여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사회학사와 지식사회학을 연결하면서, 한국 학문체계의 형성과 변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반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