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노튜브 기반 전자재료 및 선택적 분리
한재희 연구실의 핵심 연구 축 중 하나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를 중심으로 한 전자재료의 합성, 분리, 그리고 소자 적용이다. 특히 탄소나노튜브는 키랄성에 따라 금속성 또는 반도체성 특성이 달라지므로, 고성능 전자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전기적 성질을 갖는 나노튜브를 정밀하게 분리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실은 재료합성과 전자재료공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구조-물성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대면적·고순도 재료 확보를 위한 공정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연구는 키랄 특정적 엑시톤 산화환원 반응과 겔 크로마토그래피를 결합한 선택적 분리 기술로 구체화된다. 단색광 조사에 의해 특정 키랄성의 탄소나노튜브에서 유도되는 여기 상태와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함으로써, 금속성 및 반도체성 SWCNT를 보다 정밀하게 분리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정제 수준을 넘어, 전자 밴드 구조와 광반응성을 공정 변수로 활용하는 재료공학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이후 박막 트랜지스터와 같은 소자 응용으로 연결된다. 또한 EUV 펠리클용 소재 개발 과제에서 확인되듯이, 연구실은 초고순도 금속성 SWCNT의 생산과 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 확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반도체 공정용 차세대 소재, 고투과·고내열·고전도 특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기능성 막 재료, 그리고 유연 전자소자용 투명전극 등으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본 연구 주제는 나노 탄소재료의 정밀 분리에서 출발해, 실제 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고기능 전자재료 플랫폼 구축으로 이어지는 응용 지향형 연구라고 볼 수 있다.
나노유체 이온전달 및 탄소나노튜브 이온채널
연구실의 또 다른 대표 분야는 탄소나노튜브 내부의 1차원 제한 공간에서 나타나는 이온 수송 현상과 나노유체 거동을 규명하는 연구이다. Science 논문으로 발표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이온 채널의 코히런스 공명 연구는, 생체 이온채널에서 관찰되는 민감한 신호 생성 메커니즘을 인공 나노구조에서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재료 특성 측정을 넘어, 나노공간에서 확률적 잡음과 이온 이동, 전기장 구동 현상이 결합할 때 어떤 집단적·동역학적 특성이 발생하는지를 탐구하는 융합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를 실험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연구실은 막-모세관 조립체 기반의 탄소나노튜브 이온채널 제작과 활성화 기술도 함께 발전시켜 왔다. 반복 전압 램핑을 이용해 높은 수율로 나노채널을 활성화하고, K+, Na+, Li+와 같은 이온의 이동성 및 임계 전압 특성을 측정함으로써, 기존에 재현성과 생산성이 낮았던 나노유체 실험의 한계를 줄이고자 했다. 이는 나노공 내 이온 차단, 양이온 이동, 프로톤 전도 등 세부 현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며, 후속 센서 및 나노리액터 개발의 기반이 된다. 이 연구의 응용 가능성은 매우 넓다. 고선택성 화학센서, 초미세 유체 제어 소자, 생체모사형 이온채널, 분자 수준의 분석 시스템 등 차세대 나노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나노튜브 내부 공간은 높은 종횡비와 특이한 표면 전자구조를 가지므로, 기존 실리콘 기반 나노공과 다른 독특한 수송 특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본 주제는 기초적인 나노수송 물리의 이해와 함께, 차세대 센서·분리막·분자분석 장치로 이어지는 응용 가능성을 동시에 갖는 연구 영역이다.
그래핀·탄소나노튜브 기반 센서 및 기능성 복합소재
한재희 연구실은 탄소 기반 나노재료의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활용한 센서 및 기능성 복합소재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그래핀의 고유 전자특성을 대면적에서 회복시키는 공정 연구는, 화학기상증착(CVD) 성장 후 발생하는 도핑 문제를 제어하고 소자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실제 전자소자 제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표면 반응, 잔류 오염물, 대기 노출에 따른 성능 열화를 재료 및 공정의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센서 분야에서는 금속성 또는 반도체성 나노재료를 활용한 정전용량 변화 검지형 나노화학센서와, 바이오 재료를 코팅층으로 도입한 선택성 향상형 센서 기술이 특허로 제시되어 있다. 또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형광에 생체 단백질을 결합해 광학 스위칭을 구현한 연구는, 분자 인식과 나노광학 신호 변조를 연결하는 대표 사례이다. 이러한 연구는 화학 물질, 이온, 생체분자를 고감도·고선택성으로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복합소재 측면에서는 다이나믹 고분자와 탄소나노섬유를 결합한 복합재, 그리고 흡음성과 방열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복합 다공성 구조체 개발이 주목된다. 이는 단순히 전도성 재료를 첨가하는 수준을 넘어서, 기계적 안정성, 열 관리, 음향 제어, 유연성 등의 다중 기능을 통합하려는 연구 방향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주제는 탄소 나노재료의 기초 물성을 센서와 고기능 복합재라는 응용 영역으로 연결하며, 전자·에너지·국방·차세대 모빌리티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는 실용적 연구 기반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