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성 진균의 신호전달 네트워크와 병원성 조절
반용선 연구실은 병원성 진균이 숙주 환경에 적응하고 감염을 일으키는 분자적 원리를 신호전달 네트워크 수준에서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대표 모델로 활용하여 kinase, phosphatase, transcription factor, MAPK, TOR, cAMP/PKA, HOG 경로 등 다양한 조절축이 성장, 분화, 스트레스 적응, 세포벽 항상성, 캡슐 형성, 멜라닌 생성, 온도 적응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진균이 단순히 개별 유전자 하나로 병원성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조절 회로를 통해 숙주 내 생존 전략을 구현한다는 점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둔다. 연구실은 대규모 역유전학, 표현형 분석, 전사체 분석, 다중오믹스, DNA 바코딩 기반 기능유전체학 등을 결합하여 유전자-경로-표현형 간 연결 구조를 정밀하게 해석한다. 실제로 크립토코쿠스의 인산화효소 및 전사인자 네트워크를 전장 수준에서 분석하고, 특정 조절인자가 병원성 관련 하위 유전자군을 어떻게 통합 조절하는지 규명해 왔다. 또한 WD40 단백질, CK2 복합체, Sit4 유사 phosphatase, Hsf1, Hob1 등 핵심 조절자의 기능을 발굴하여 병원성 신호전달의 중심 허브를 정의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연구의 의의는 병원성 진균의 생존 전략을 시스템 수준에서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항진균 표적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기존 항진균제가 세포막이나 세포벽 성분에 주로 의존해 왔다면, 본 연구는 병원성 자체를 조절하는 상위 신호회로를 공략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는 난치성 진균 감염의 기전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병원성 약화 또는 감염 단계 특이적 억제를 유도하는 차세대 치료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다.
진균의 뇌 감염과 혈액뇌장벽 침투 기전
이 연구실의 대표적인 강점 중 하나는 진균성 뇌수막염과 뇌 감염의 분자기전을 규명하는 것이다.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는 사람에서 치명적인 진균성 수막뇌염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체로, 연구실은 이 균이 혈액뇌장벽을 어떻게 통과하고 뇌 조직에 정착하는지에 대한 핵심 인자와 경로를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특히 뇌 감염에 필수적인 kinase와 transcription factor를 선별하고, 이들이 혈액뇌장벽 부착, 투과, 뇌 실질 내 생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실은 동물 감염 모델뿐 아니라 혈액뇌장벽을 재현하는 미세유체 칩과 인간 neurovascular-unit-on-a-chip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관련 논문과 특허에서 보이듯이, 기능성 혈액뇌장벽을 갖춘 칩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여 진균의 BBB 침투를 실제에 가깝게 모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숙주 세포와 진균 간 상호작용, 장벽 투과성 변화, 세포외 소포체의 역할, GPI-anchored protein 및 Hob1 조절 인자의 기능 등 기존 in vivo 모델만으로는 정밀하게 보기 어려웠던 과정을 분석한다. 이 연구는 진균 감염 연구를 미생물학에서 의생명공학적 플랫폼 연구로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뇌 감염 조절 단백질은 항진균 타깃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약물전달 시스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감염병 기초연구와 바이오칩·오가노이드·정밀모사 시스템을 결합하여, 진균성 중추신경계 감염의 진단·치료·약물평가 기술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융합 연구로 평가된다.
다제내성 진균과 차세대 항진균 표적 발굴
반용선 연구실은 크립토코쿠스뿐 아니라 칸디다 오리스와 같은 신종 다제내성 진균을 대상으로 항진균제 내성과 병원성의 연결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pan-drug-resistant 또는 multidrug-resistant 특성을 보이는 병원성 진균에서 cAMP/PKA 경로, calcineurin 경로, UPR 경로, 전사인자 네트워크가 약물 저항성과 병독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임상 현장에서 치료 실패율을 높이는 난치성 진균 감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연구 주제다. 연구실은 유전체 규모의 기능 분석과 신호 네트워크 해석을 통해 항진균제의 새로운 작용 표적을 발굴하고, 실제 특허와 후보물질 개발로도 연결하고 있다. HOG 경로, Ras/cAMP 경로, IRE1-HXL1 기반 UPR 조절축 등은 기존 항진균제와 병용 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표적으로 제시되었으며, FK506 유도체나 새로운 화합물 기반 치료 가능성도 탐색해 왔다. 또한 essential phosphatase, essential transcription factor, GPI processing 관련 인자 등 생존과 병원성에 모두 중요한 요소를 선별하여 치료 타깃으로 검증하고 있다. 이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약물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진균이 스트레스에 적응하고 내성을 획득하는 분자적 기반을 이해하여 보다 정교한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있다. 병용요법, 표적기반 약물개발, 병원성 약화 전략은 모두 이 연구에서 도출되는 핵심 응용 방향이다. 따라서 본 연구실의 항진균 연구는 기초 진균학, 분자유전학, 약리학, 감염생물학을 연결하는 translational research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