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 위진남북조대에 행해진 소신공양(燒身供養)이 희극성(戲劇性)과 공희성(供犧性)을 지닌 일종의 의례였음을 밝히고, 그 문헌 배경으로서 『묘법연화경』 「약왕보살본사품」의 소신공양 서사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먼저 「약왕보살본사품」에 등장하는 소신공양 서사에서 소신정각(燒身正覺)·소신왕생(燒身往生)·사인발심(使人發心)·요익중생(饒益衆生) 등 소신공양의 동기를 추출했고, 또한, 여기에 등장하는 소신 후 재생이라는 사유가 신체 훼손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고, 소신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함을 확인했다.<br/> 또한, 『비구니전』, 『고승전』, 『속고승전』 등 승려 전기에 등장하는 위진남북조대 소신 승려의 사례를 분석하여, 소신공양이 공개적으로 예고하고 집단적으로 준비하며 대중 참여를 고려해 불교 재일(齋日)에 거행한 일종의 의례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소신공양은 의례로서 희극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고대 희생제의와 일면 유사하게 희생자, 봉납 대상, 봉헌자, 수혜자 등 공희의 성격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br/> 이상의 연구를 통해서 소신공양은 소신자 개인의 자발성과 신앙적 결단에 근거하면서도, 교단과 불교 공동체의 집단적 이익을 고려하였고, 전통적인 인신공희나 번제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희생을 통한 소신자 개인의 해탈과 공동체적 구원의 지향을 내포하고 있음을 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