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분자 생물물리와 초고해상도 이미징
조원기 연구실은 단일분자 수준에서 생체분자의 동역학을 직접 관찰하는 생물물리 연구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DNA 클램프 로딩 과정과 같은 분자 기계의 작동 원리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연구를 통해, 유전자 복제와 전사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분자적 사건을 정량적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접근은 평균값 중심의 전통적 생화학 분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일시적 상태와 이질성을 드러내는 데 강점이 있다. 이 연구실은 smFRET, 단일분자 편광 분석, PALM, STORM, light-sheet imaging, expansion microscopy 등 고정밀 광학·분석 기술을 활용해 살아있는 세포와 분자 복합체의 구조 변화 및 상호작용을 측정한다. 세포핵 내부의 비막성 구조체, 염색질 주변의 응집체, 전사 관련 단백질 클러스터를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해상도와 시간 해상도로 관찰함으로써, 생명현상의 시공간적 조직 원리를 규명하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단일분자·초고해상도 기반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유전자 발현, 노화, 심근병증, 단백질 항상성 이상 등 다양한 생물학적·질환적 맥락에 적용될 수 있다. 연구실은 이미징과 정량 모델링을 결합해 세포 내 분자 현상을 계량화하고, 이를 통해 복잡한 생명 시스템의 기초 원리를 밝히는 동시에 차세대 진단 및 정밀의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전사 응집체와 유전자 발현 조절
이 연구실의 대표 연구 주제 중 하나는 Mediator와 RNA polymerase II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전사 응집체의 원리와 기능을 밝히는 것이다. 연구실은 살아있는 세포핵에서 전사 관련 인자들이 일시적 혹은 안정적인 클러스터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직접 관찰하고, 이러한 구조가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전사 활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능적 응집체임을 제시해 왔다. 이는 유전자 조절을 선형적 DNA 서열 정보만으로 설명하던 기존 관점에서 나아가, 핵 내 공간 조직과 물질 상태까지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한다. 특히 슈퍼인핸서와 연결된 유전자 버스팅 현상, 전사인자의 응집체 형성 능력, 크로마틴과의 위상적 연계성은 연구실이 지속적으로 다루는 중요한 문제들이다. 액체-액체 상분리 성질을 보이는 전사 응축물은 특정 전사인자, 공동활성인자, RNA 중합효소가 고농도로 모이는 환경을 제공하며, 그 결과 특정 유전자의 발현 빈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연구실은 초고해상도 형광이미징과 시스템생물학적 비교 분석을 결합해 이러한 응집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조건에서 형성되는지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 연구는 후성유전학, 세포 정체성, 질환 기전 연구와도 직접 연결된다. 전사 응집체의 형성 이상이나 조절 실패는 발달 이상, 유전 질환, 암과 같은 병리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조절인자를 표적으로 한 진단·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CTCF 매개 전사체 응축 촉진 조성물 관련 특허는 이러한 기초 발견이 응용 가능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포핵 4D 구조와 크로마틴 기반 질환 연구
조원기 연구실은 세포핵 내부 구조를 정적인 지도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4차원적 시스템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염색질, 핵 내 하위 구조체, 전사 응집체, 라미나층 등 세포핵 구성요소들의 상대적 위치와 기능적 관계를 추적하며, 유전자 발현 조절이 핵 구조의 위상적 조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구한다. 이러한 연구는 4D nucleome 개념을 실험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연구실은 심근병증과 같은 질환 맥락에서 유전체의 시공간적 변화와 핵 구조 이상을 분석하는 대형 융합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NGS, 이미징, 빅데이터, AI를 함께 활용해 세포핵 내 유전체 배치와 기능 변화를 통합적으로 해석하려는 접근은, 분자 수준의 관찰을 전장 유전체 수준의 이해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LMNA 변이 질환 세포에서 라미나층 구조 붕괴 원리를 초고해상도 현미경으로 규명하려는 연구는 핵 구조 이상이 노화 및 질환과 연결되는 경로를 밝히는 데 기여한다. 이 주제는 기초 생명과학과 정밀의학 사이를 잇는 중요한 접점이다. 세포핵 구조의 미세한 재배열이 세포 정체성 변화, 발달, 노화, 심혈관 질환, 유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시공간적으로 측정하고 예측하는 기술은 향후 질환 진단과 표적 치료 전략 수립에 핵심 자원이 된다. 연구실은 생물물리, 후성유전학, 시스템생물학, 데이터 기반 해석을 융합해 이러한 문제를 다층적으로 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