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후기 조선시대의 신체 도상(illustrations)에 관한 담론을 검토하고자 한다. 조선의 의학과 자연사(natural history) 분야에서 해부학적 지식은 의학적 관점이 옳은지 그른지의 여부를 가르는 결정 요인으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중국 의학의 이론을 수용하면서도 『동의보감(東醫寶鑑)』은 기·정·신(energy, spirit and body)의 수양에 대한 강조와 함께 도교적 신체 관점을 아울러 편입하였다. 반면 자연사 분야의 논의는 보다 활발하였다. 자연사학자들은 흔히 의학 실천가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바, 즉 오장(五臟)과 오행(五行) 사이의 연계, 그리고 오장과 오관(오감) 사이의 관계가 과연 무엇인지에 관해 자주 문제를 제기하곤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부학적 연구를 긍정적인 것으로 사고하지는 않았다. 전통적 관점과 현저히 달랐던 신체, 도상(illustration) 및 해부에 관한 서구의 담론은 17세기 후반부터 조선에 유입되었다. 서구 의학은 더 나아가 기존의 신체 관점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는, 한층 더 엄밀한 해부학적 연구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이러한 도전은 조선에서 지배적 사유 틀이었던 신체에 대한 성리학적 인식(Neo-Confucian perception of the body)에도 역시 도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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