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한국 의학사의 가장 중요한 전환은 17세기 후반에 시작되어 19세기까지 이어진 의학의 대중화였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자연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의료 체계를 갖춘 한국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통치 계급의 소수에게 의료가 독점되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의학의 사용은 지리적으로는 작은 읍·면에까지, 사회경제적 계층의 측면에서는 일반 대중에까지 확대되었다. 이하에서는 의학적 실천의 변화를 살펴보고, 의학의 대중화 과정과 그 배후 요인을 탐구한다. 그러나 제공된 사료만으로는 조선 후기(후반부) 동안 의학적 실천이 시대, 지역, 성별, 계층에 따라 어떻게 큰 변화를 겪었는지 한눈에 보여 주는 연대기적 시계열 자료를 편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한 자료에 가장 가까운 것은 일기들을 비교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기 비교만을 근거로 각 시기별 발전과 변화의 작동 기제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다른 형태의 사례를 활용한다. 해당 사례는 1603년에 시작되어 1842년까지 지속된 장기간의 강릉 의료 상호부조 모임인 江陵藥契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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