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910-30년대 한국에서 활동한 나혜석과 1950-60년대 이란에서 활동한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의 이미지에 나타난 젠더적 성격과 그 배경을 비교·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혜석과 파로흐자드의 작품 활동 시기는 20년 정도차이가 나지만 이들은 국가적 차원의 역사성과 사회적 차원의 모순이 동시에 놓여있는 복잡한 실재를 여성주의적 입장으로 해체하고자 하였다. 나혜석과 파로흐자드의 시와 예술세계가 보여주는 명백한 유사성은 공고화된 정치 사회적 구조와 젠더 이분법을 강하게 부정하는 데 있다.나혜석과 파로흐자드의 관련은 충분히 추론해 볼 만한 것이지만 그동안 본격적인 연구가 행해진 적은 없다. 각각 20세기 초 동아시아 식민지와 20세기 중반페르시아에서 활동한 나혜석과 파로흐자드는 사회적, 젠더적인 문제로 관심을 확장하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와 각성을 행한다. 이들은 사회가 재정립 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해 현실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담론을 창출하고자 한다. 이들의 혁신은 식민지인 조선과 이슬람이 사회 체제를 지배하는 이란의 여성의식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본 논문은 이 두 시인이 지배 관념에 대한 대안으로 시 이미지를 통해 각각의 사회 지배적 담론이 어떤 방식으로 여성의 삶의 형식에 의미를 부여하는 권력으로 작용하는지를 해체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본다. 시 이미지는 시 텍스트 내부의 내적 논리를 형성하는 근간이 되는 동시에 텍스트 바깥의 제반 물적, 사회적 토대 및 제도와 접속되면서 확장성을 얻게 되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문학적 실천에서 실제로 문학 이미지가 가시적 요소뿐만 아니라 의지와 욕망과 판단을 비롯한 인간의 정신활동에 두루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문학 이미지는 이미지의 욕망과 결부된 내적 실재로서 그 자체로 능동적 사유로 자리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나혜석과 파로흐자드의 예술활동과의 관련성을 논의하며 두 시인이 처한 현실과 함께 시의 이미지를 통해 여성적 말하기를 한다는 것의 의미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