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실용적 활용은 기술의 발전에 의해 가속되었으며, 이 발전은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에 등장하여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매체는 AI를 주인공 또는 길항자로 하는 허구적 인물들을 제작해 왔다. 허구 영화와 드라마에서 AI 캐릭터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사회문화적 문제에 대한 답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의 식민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적 타자(Technical Others)’로서의 AI 캐릭터 정체성 형성 과정을 분석하였다. 첫째, 인간이 창조한 AI 캐릭터는 인간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신체적 차이를 결함으로 인식한다. 둘째, 그들은 인간과 상호 관계를 맺고 인간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상호 인정을 통해 인간과 같은 특성을 증명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욕망의 결과로 그들은 자아 퇴행(ego-regression) 또는 무의식 상태를 경험한다. 이 공백은 ‘타자’로서의 정체성으로 채워지며, 그 결과 AI 캐릭터들은 휴머니즘적 이데올로기의 위계적 관계 속에서 자신이 형성한 정체성을 ‘기술적 타자’로 견고히 고정한다. AI 캐릭터는 주체-타자, 허구-현실을 비롯해 더 나아가 휴머니즘-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이항적 대립의 경계를 깨는 비인간적 존재이다. 따라서 과거의 AI 캐릭터들을 분석함으로써, AI 캐릭터의 정체성을 사회문화적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 포스트휴머니즘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대안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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