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모 형성과 평면세포극성 신호전달
박태주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축은 배아 발생 과정에서 섬모(cilia)가 어떻게 형성되고 기능하는지, 그리고 평면세포극성(PCP, planar cell polarity) 신호가 이러한 과정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연구실은 제노푸스(Xenopus)와 같은 발생 모델 동물을 활용하여 세포의 방향성, 기저체의 정렬, 섬모의 도킹과 운동성 획득이 어떤 분자 기전에 의해 통제되는지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세포 구조 형성 연구를 넘어, 조직 수준의 비대칭성 형성, 배아 축 결정, 기관 발생의 정밀한 조절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특히 Dishevelled, Fritz, CPLANE 단백질, RFX 계열 유전자, GJA1, Rab11, Orai1 등 다양한 인자들이 섬모 조립과 수송, 기저체 모집, 세포골격 배열, 소포 이동 및 Hedgehog 신호전달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는 섬모형성(ciliogenesis)과 세포 집단 이동(collective cell movement)이 서로 분리된 현상이 아니라 공통의 세포극성 및 세포골격 조절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실의 주요 논문들이 Nature Genetics와 Science에 게재된 점은 이 분야에서의 선도성을 잘 보여준다. 이 연구는 선천성 기형, 좌우 비대칭 이상, 희귀 유전질환, 섬모병(ciliopathy) 같은 인간 질환의 병인 이해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섬모 이상은 단일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 골격계, 호흡기, 신장 등 다양한 장기계의 발생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초 발생생물학과 질환 생물학을 잇는 중요한 접점이 된다. 박태주 연구실은 섬모와 PCP 신호를 중심으로 발생과 질환을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향후 진단 표지자와 치료 표적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연골·건·인대 발생과 재생 조절
연구실의 또 다른 핵심 분야는 연골, 건, 인대와 같은 근골격계 조직의 발생 원리와 재생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것이다. 특히 연골발생(chondrogenesis), 건세포의 방향성 설정, 인대/건 조직의 분화, enthesis 및 근건접합부(MTJ) 형성 등 조직 특이적 발생 과정을 연구하며, 정상 발생 원리가 질환과 재생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탐구한다. 이는 발생학적 관점에서 조직 형성과 항상성 유지의 원리를 밝히는 동시에, 퇴행성 질환과 난치성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생물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ITGBL1, 인테그린 활성 조절, FAT/PCP 신호, Hippo-YAP 신호, ERAD 경로, 줄기세포 분화 조절 등 다양한 분자 경로가 주요 연구 대상이 된다. 연구실은 환자 유래 세포, 전구체 줄기세포, 동물 모델, 단세포 전사체 분석 등을 활용하여 연골 재생 최적화 조건을 찾고, 척추인대질환이나 인대골화증과 같은 병적 상태에서 세포 운명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규명한다. 이러한 접근은 발생 단계의 세포 정렬과 분화 프로그램이 성체 조직의 재생 실패 또는 병적 골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실의 성과는 특허로도 이어져 연골질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개발과 같은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초 발생생물학 지식이 실제 재생의학과 정형의학적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이 연구는 골관절염, 연골 손상, 척추 인대질환 등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생 모델 기반 질환 기전 분석과 유전변이 기능 연구
박태주 연구실은 발생학적 모델 시스템을 활용하여 인간 질환의 분자 기전을 해석하는 연구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제노푸스는 배아 발생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유전자의 기능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강력한 모델로, 희귀질환, 신경섬유종증, RASopathy, 혈액질환 관련 유전변이의 기능적 영향 평가에 적합하다. 연구실은 이러한 장점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생 과정과 조직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질환 표현형의 원인을 세포 및 조직 수준에서 추적한다. 최근에는 R-loop, DNA 손상반응, 백혈병 및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과 관련된 연구도 수행하면서, 발생생물학과 유전체 안정성 연구를 연결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배아발생 연구를 넘어, 세포 분열과 분화 과정에서 유전체 손상이 어떻게 축적되고 질환으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기능성 유전변이 분석, 동물 모델 구축, 단분자 이미징, 유전자 편집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질환의 원인 규명과 실험적 검증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유전자 목록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서, 변이가 실제 생체 내에서 어떤 기능적 결과를 만드는지 설명하는 데 강점이 있다. 특히 희귀질환이나 발병 기전이 복잡한 질환에서는 기능 검증이 매우 중요하며, 연구실은 발생 모델과 분자세포생물학적 기법을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질환 유전자 해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정밀의학 및 표적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하는 플랫폼 연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