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말기 돌봄과 연명 치료의 중단을 둘러싼 한국의 제도는 생명을 유지한다는 방향으로 상당히 경직되어 있다. 연명치료결정법은 2016년에 제정되었으나, 그 이전에 공적 논의의 폭과 깊이가 충분히 형성될 기회는 거의 없었다. 본 논문은 입법 논쟁에 참여했던 일부 인자들이 한국의 연명치료결정법을 만드는 데 보수적 체계와 세부 조항을 마련하게 된 역사적 이유 중 하나로 거론했던 ‘미끄러운 경사(slipppy slope)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라, 법은 미끄러운 경사를 막기 위한 방벽처럼 구조화되었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된 지 5년째인 2022년에는 의사조력자살을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이 제안되었다. 본 논문은 환자의 의학적 상태와 가치에 부합하는 치료 목표를, 치료를 거부할 권리의 보장을 통해 설정할 수 없으면 이러한 급진적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예측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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